여드름 피부는 유독 다른 피부 유형에 비해 화장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춘기부터 성인이 된 후까지 여드름과 사투를 벌이고 계시는 고객님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아무리 좋다고 소문난 화장품이라도 혹 여드름이 올라오거나 더 심해지진 않을지 두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검증을 마치기 전까지는 마음 편히 사용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어느 정도 사용해 본 후 여드름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 적당히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해당 제품을 꾸준하게 사용하여 정착하곤 합니다. 여드름은 유전적 요소를 비롯하여 다양한 환경들이 결합하여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드름의 원인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용품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화장품이 여드름을 유발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화장품이 여드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화장품 속 성분이나 제형 상의 특성으로 인해 여드름이 개선될 수도 혹은 새롭게 유발되거나 기존 상태에서 더욱 악화할 수도 있는 부분이고, 더욱이 의약품과 달리 화장품은 매일 꾸준히 하게 사용하는 만큼 문제성 피부의 경우보다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평소에 사용하는 화장품에 여드름을 유발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거나 제형 상 문제를 유발할 여지는 없는지 점검과 함께 여드름 개선을 위한 포뮬러로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하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여드름 유형 및 단계 확인
가장 먼저 현재 본인의 피부에 나타난 여드름의 유형과 진행 단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여드름은 과도한 피지 분비와 모공 폐색, 박테리아 활성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여드름 개선을 위해 시중에 출시된 화장품이 크게 피지 조절 및 모공 청정, 과각화 현상 개선, 항균 및 항염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다만 여드름 개선에 효과적이라 알려진 성분일지라도 개인마다 여드름이 발생하는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으나 아무런 변화를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현재 보이는 여드름의 유형(비염증성, 염증성)과 심각도(구진, 농포, 결절, 낭종)에 따라 어떤 성분을 주로 사용하고 또 피해야 하는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자연 유래 식물성 성분 vs 인공 화학 성분
많은 사람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바로, 자연에서 유래한 식물성 성분은 피부에 이롭고 인공 화합 성분은 해롭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물성 성분이라고 해서 무조건 피부에 안전한 것은 아니며, 화학적으로 합성한 성분이라고 해서 반드시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닙니다. 여드름 피부에 있어, 물론 수많은 식물성 성분이 그 자체로 여드름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균 및 항염 효능과 함께 모공을 청정하게 하는 수렴 효과, 붉고 과민한 피부를 진정시키는 특성으로 여드름 개선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식물성 성분을 가공한 합성 형태의 성분들이 여드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피부 특성에 따라 적용에 자이가 있을 수 있어 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코코넛오일 피지 분비가 많은 악지성 여드름 피부의 경우 모공을 막을 수 있어 직접적으로 피부에 바르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메이크업이나 헤어케어 제품에 함유된 경우가 있어 지성 여드름 피부의 경우 해당 오일의 함량이 높은 제품은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코코넛오일에 함유된 라우르산 성분은 여드름 박테리아의 생성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며 항균 역할을 해 여드름의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지니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보습제에 1% 미만으로 함유된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편 살리실산, 폴리하이드록시산, 레티노이드 등 일부 화학성분의 경우, 자연에서 유래한 성분은 아니지만 모공 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각질을 제거하고 피지 분비량을 감소시키며 염증반응으로 인한 붉음증, 부기,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3. 코메도제닉 등급 및 임상 데이터
화장품은 수성 성분과 유성 성분이 일정 비율로 혼합된 화합물로, 이중 유성 성분은 여드름 피부에 있어 피부 표면의 지질이나 각질과 쉽게 결합하여 모공의 입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화장품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개념인 ‘여드름 형성 지수’는 화장품 사용에 의한 면포 유발 가능성을 뜻하여, 주로 모공을 막을 위험이 있는 화장품 속 특정 성분과 각 성분의 조합을 통한 제형 상의 문제를 의미합니다. 총 5등급으로 분류하며, 0~1등급에 가까울수록 모공을 막고 면포를 초래할 가능성이 적고, 4~5등급에 가까울수록 여드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해요. 여드름 피부의 경우 면포 발생 가능 성분표를 통해 일부 계면활성제, 왁스, 오일, 색소, 향료 등 코메도제닉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드름 피부는 코메도제닉 3등급 이상의 성분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논코메도제닉 성분으로 만들어진 화장품일지라도, 물리화학적 조성으로 인해 완제품의 제형(토너, 에멀전, 젤, 크림 등)이나 실제 사용량, 현재 피부 컨디션에 따라 나타나는 반응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하여 화장품 선택 시, 성분의 논코메도제닉 등급을 바탕으로 완제품에 대해 여드름성 피부의 사용 적합 여부를 가린 임상시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계면활성제(유화제) 및 보존제
화장품 속 정반대의 성질로 경계면을 형성하며 서로 섞이지 못하는 수성 성분과 유성 성분을 조화롭게 혼합하고 안정적으로 제형 화하는 것이 바로 계면활성제입니다. 이는 계면활성제 중 유화제의 역할로, 크게 친수성(Oil in water, O/W)과 친유성(Water in Oil, W/O)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는 기름이 물속에 입자 상태로 분산될 때 친수성을 띠며 가벼운 모이스처라이저에, 후자는 이와 정반대인 경우로 비교적 무거운 크림 등에 적용됩니다.
여드름 피부에 사용 시 다소 주의가 필요한 유화제 성분에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세테아릴알코올 스테아르산, 글리세릴스테아레이트 등이 있으며, 화장품에 두루 사용되나 피지선에 자극을 가하고 각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화장품 속 보존제의 존재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대부분 화장품에는 미생물에 의한 변질을 막기 위해 보존제가 첨가되는데, 이는 잠재적으로 여드름성 피부 표면의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을 유발하여 염증성 문제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피부 환경을 조성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화장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보존제의 역할은 필수이기에, 가급적 전 성분표에서 하단에 위치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화장품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보존제가 피부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존제로써 프로판디올, 카프릴릴글라이콜, 토코페롤 등을 조합한 화장품의 경우 유익균과 유해균의 활성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을 복원하는 데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밝혀 졌다고 합니다.
5. 여드름에 효과적인 특수 활성 성분
피지 조절, 각질 제거, 항균 및 항염 효과는 기본 장벽 구조 강화와 민감 반응 진정에 이르기까지, 여드름 개선에 특화된 특수 활성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살리실산, 아젤라산, 만델산, 풀빅산, 레티놀은 여드름 피부의 과도한 피지 및 각질 제거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항균 및 항염 효과가 뛰어나 적절한 농도, 용량, 주기로 사용했을 때 자연적인 피부 호흡을 돕고 여드름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손상된 여드름 피부의 장벽 강화와 충분한 보습을 위한 나이아신아마이드(비타민 B3), 판테놀(비타민 B5), 알란토인, 베타글루칸, 히알루론산 등을 비롯해 항산화 효과를 지닌 비타민 C와 페닐 t-부틸니트론(스핀 트랩), 녹차 추출물, 피부 상재균 간의 건강한 균형을 되찾아 줄 프리 & 프로바이오틱스가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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